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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강추하는 영화 'ONCE'


눈부신 햇살,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왔다. 오랜만에 사랑하는 사람과 영화관을 찾았고 보석같은 영화를 발견했다.

영화의 배경은 아일랜드의 더블린이다.

나 역시 1년 전에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었다. 너무나도 익숙한 더블린 거리,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1년 전 더블린으로 돌아간 듯한 아련한 느낌이 참 좋았다. 아일랜드를 여행하는 동안 더블린 거리에서 친구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던 부끄러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우리가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불렀던 그 거리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가면 밤, 낮 할 것 없이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 판토마임을 하는 사람, 드럼을 치는 사람,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 등등 수많은 거리 예술가들과 전 세계에서 온 여행객들이 얽히고 섥혀서 그 느낌이 상당히 다채롭다. 그리고 워낙 더블린이 좁아서 2~3일만 돌아다니면 웬만한 곳은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도시가 작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음악인 '그' (글렌 한사드)는  어느날 밤 거리에서 '그녀'(마르게타 이글로바)를 만나게 된다. 그는 낮에는 돈을 벌기 위해 대중적인 노래를 부르고 밤이 되면 자신만의 곡을 노래한다. 우연히 그의 노래를 들은 그녀는 노래를 통해서 사랑의 아픔을 느낀다. 두사람은 사랑의 아픔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는 런던으로 떠난 오랜 연인에게 버림 받은 상처를 노래로 표현하고 그녀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임신하고 2년 전 결혼을 했지만 나이차와 성격차로 별거 중 아일랜드로 오게 된다.(그녀는 체코인)

더블린에 있을 때  동유럽권 사람들을 많이 봤다. 특히 체코인과 폴란드인.. 폴란드와 체코가 최근 EU에 가입하면서 폴란드, 체코 젊은이들이 아일랜드로 몰려들고 있다. 우리 나라와 같이 특별한 자원이 없는 아일랜드는 개방 정책을 통해서 외국 산업의 진출을 권장하는 산업 시스템이라서 EU가입국 사람들은 무비자로 어려움 없이 아일랜드에서 살 수 있다. 특히 동유럽권 젊은이들은 돈도 벌고 영어도 배울 수 있는 아일랜드를 특히 선호한다.
 
그의 음악을 응원해주는 그녀 덕분에 그는 런던에 오디션을 보기 위해서 앨범을 녹음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음악의 피아노와 코러스를 담당해 준다. 순식간에 음악으로 친해진 두사람. 데이트도 즐기고 자주 만남을가지지만 두 사람의 여건이 좋지 만은 않다. 그는 특정한 직업 없이 청소기를 수리하는 아버지를 돕고 그녀는 낮에는 거리에서 꽃을 팔고 가끔 가정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로 부터 용기를 얻어 꿈을 이루기 위해 대출도 받고 그 돈으로 주말에 레코드 스튜디오를 빌려서 데모 앨범 작업에 들어간다.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이었지만 음악이라는 꿈이 있었고 자신의 음악을 이해해주는 그녀가 있었기에 열심히 녹음을 한다.

주말동안 녹음이 다 끝나고 두 사람은 아쉬움을 느끼며 서로를 원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워 지지 않는다. 그녀는 아이가 있었고 남편이 있는 유부녀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게 되었고 별거 상태로 아일랜드에 오게 되지만 그녀가 책임져야할 현실적인 문제가 너무나도 많았다. 그 역시 떠나간 그녀의 아픔을 쉽사리 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헤어지게 되고 그는 그녀에게 밤에 만나자고 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를 찾아가지 않는다. 만나봤자 불장난만 할 것 이란 것을 그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런던으로 떠나는 마지막 날 그는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집에 가지만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러 가서 만날 수가 없었고 전화를 하겠다는 말을 남겼지만 그녀의 집에는 전화기가 없다. 그렇게 둘은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그는 런던으로 떠나면서 그녀에게 그녀가 그토록 갖고 싶어했던 피아노를 선물해 준다. 비행기를 타러가는 길 그는 피아노를 받게 될 그녀를 생각하면서 웃는다. 그녀는 그가 선물해준 피아노를 보면서 행복해 하고 그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 나오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현실적인 사랑과 이상적인 사랑 이 두개를 모두 만족시켰다면 분명 영화는 해피엔딩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엔딩은 사랑이 이루어 지지 않지만(물론 그 뒤에 또 어떤 일이 벌어졌을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헤피엔딩이라고 느껴진다. 육체적인 사랑은 없었지만 난 너무도 행복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당장 O.S.T를 구했다.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ONCE의 O.S.T를 듣고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이 담긴 음악을 들을 때 마다 더블린의 아릿한 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이 가을 정말 너무 아름다운 영화이다. 두 사람은 확실히 사랑을 했다. (중간에 그녀가 체코어로 '난 너를 사랑해' 라고 말하지만 그는 체코어를 알아 들을 수 없다) 중간에 그녀가 체코어로 말한 부분에 있어서는 영화에서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녀는 시종일관 그에게 관심을 보이긴 하지만 음악적인 공감외에는 실질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만 ONCE를 검색하면서 그녀가 그때 말했던 체코어가 너를 사랑해 라는 걸 알고 그녀의 진심을 늦게 나마 알 수 있었다. 그녀도 그를 원했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를 거부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누구보다도 그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만든 존 카니 감독은 원래 베이시스트 였다고 한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은 영국의 인디 락밴드 더 프레임즈의 보컬 글렌 한사드이고 여자 주인공은 더 프레임즈에 게스트로 참여한  체코 출신의 가수 마르게타 이글로바이다.  이 영화의 처음은 독립 영화라서 화질이 상당히 안좋고 카메라 워킹이 불안하다. 하지만 그 느낌이 더욱 더 좋다. 많은 돈을 들인 영화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시 더블린에 방문하게 된다면 이 노래를 들으면서 오코넬 스트리트를 걷고 싶다. 행복한 사람들. 음악은 정말 좋은거다.. 이 가을 정말 강추하는 영화이다..


by Akan | 2007/10/19 18:25 | Video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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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푸른밤필름 at 2007/10/19 23:39
지금도 극장에서 상영중이군요, 기회가 되면 다시보고 싶은 영화죠^^
Commented by shure at 2007/10/21 17:35
일부러 스토리 다 볼까봐 조금만 읽었어. 하긴 이런 영화는 알고 봐도 좋지만,

어떤느낌인지 알꺼같다- 독립영화의 가난한 카메라워킹을 사랑한다지요. 세련되진 않았어도 더 와닿는거 같어.


음악, 곧 있으면 한국에서 인라인이 올꺼고, 난 브리즈번 강가를 인라인을 타고 달리겠어. 음악을 들으며.

거리를 걷는건 참 좋아, 한적한 시골길 보다도, '도시'를 걷는 매력이 또 있겠지.

형이 기타치고 노래불렀다는 아일랜드 그 거리, 나도 걷고 싶다.


목동과 홍대의 밤거리가 생각나는 밤이야-

좋은 밤!

Commented by Dr. JIN at 2008/01/12 09:21
헤이 요! 칸! 이런 맛이구나... 싶다. 너의 글을 읽고 생각한다. 잘 지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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